아무리 경험과 기술이 부족해도 누구라도 진정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누구라도 힘 있는 글쓰기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누구에 당신도 포함되어 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글을 쓴다는 것! 누가 그런 양식을 요구를 했었던가? 단지 내가 그렇게 쓰고 싶었고, 그래서 그런 양식의 글을 주로 읽고 듣고 연습하다 보니까 하나의 양식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이제 글쓰기를 시작한다면 굳이 특정한 양식을 반복할 필요가 없다.
일례로, 베껴쓰기가 글의 틀을 잡기에 좋다고 해서 한겨례 신문 – 김훈의 ‘거리의 칼럼’, 중앙일보 – ‘김석천의 시시각각’, 조선일보 – 만물상 등을 필사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좋지 않다. 평소 김훈 작가를 흠모하고 그가 출간한 모든 책을 수집하고 있다면, 나는 김훈의 ‘거리의 칼럼’이 아니라 김석천의 시시각각이나 만물상부터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문체가 통일되는 것도 작가를 향한 짝사랑이라 거칠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 짝퉁으로 변질될 수 있다. 나는 짝퉁보다는 나의 빛깔과 향기를 존중한다. 그것이 ‘나’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잘 쓰여진 글은 ‘모방하고 싶다’, ‘가져다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고, 글을 쓰다가 좋은 표현들이 딱 어울리는 자리들에는 그렇게 하려고 한다. 그 순간만큼은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고, 그 표현이 자리잡을 수 있는 최고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글에 아무런 목소리가 없는, 심지어 가짜 목소리조차 없는 일이 많은 까닭은?
글을 쓰다가 너무 자주 멈추고 단어 선택에서 갈무리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재기 때문이다. 즉 말할 때와 같은 자연스러운 호흡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글쓰기대로, 말하기는 말하기대로 달리 생각하게 되면 내가 쓴 글에서도 나의 호흡이 묻어나지 않는다.
말하기 실력을 늘리는 방법은 무엇인가? 결국 준비(plan), 실행(action), 체크(check), 반복(repeat)의 순환이며, 이런 선순환을 통해서 ‘말 좀 하네!’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것처럼, 글쓰기를 말하기처럼 유창하게 하는 방법은 별 거 없다.
자주, 규칙적으로 자유롭게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이것 뿐이다.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그런데 왜 글쓰기를 잘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건가?라는 의문이 생긴다면 당신은 일반 지능이 높은 사람이다. 보통은 그런 질문 자체를 하지 않고, 질문이라는 것 자체에 거부 반응을 느낀다. 물론, 궁금함이 생기기는 하겠지만, 그 순간에서 끝난다. 질문은 목적의식에서 나온다. 즉, 뚜렷한 목적이 없다면 질문은 질문으로 잠깐 멤돌다가 질서도 없이 사라진다.
지능이 높은 당신이 한 질문(왜 글쟁이(^^)들이 많지 않은가?)에 대한 나의 답변은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이 100명 중에 10명이라면, 오늘 저녁부터(아니 시간이 나면 언제든 좋다. 아침 식사 후 출근 전까지 남은 5분이라든지, 점심 식사 후 두 다리 쭉 펴고 잘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면 아메리카노 한 잔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5분, 10분 글을 쓰는 것도 좋다) 당장 글을 쓰는 사람은 10명 중 한 명이 될까?
힘 있는 글쓰기 – 결국은 양(量)이다
타고난 문장가가 아니라면 계속 쓰는 연습을 통해서 막대한 양을 써나가야 한다. 그렇게 자신을 강제해야 한다. 스피드라는 문제도 남겠지만, 우선은 엄청난 숫자의 글을 만들어가야 한다. 글을 쓰고 퇴고하는 과정을 수백, 수천 차례 거치다보면 어느 순간 자기만의 글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역행자>의 저자 ‘자청’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22전략이다. 하루에 2시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이것을 2년 동안 지속하는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 외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된다. 게다가 지금은 구글 애드센스를 통해서 글쓰기로도 용돈을 벌 수 있는 21세기다. 글의 축적이 글쓰기 실력뿐만 아니라 보상도 함께 존재한다니 자동수익화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지 않은가!
참고로 2시간의 독서와 글쓰기가 한 세트로 움직이려면 책 한 권을 한 시간 내로 읽어내려가는 것이 좋다. 1페이지에 1분씩 공들여 읽든, 1페이지를 사선 방향으로 훑듯이 3~4초 만에 읽든 기억 속에 남는 건 별반 차이가 없다. 그래서, 속독이나 포토 리딩을 추천한다. (단, 낯선 분야에 입문한다면 포토 리딩보다는 스피디한 속독을 추천한다)
힘 있는 글쓰기 – 다양한 글을 써라
한 가지 분야에 정통하는 것도 좋다. 무예를 하는 사람이라면 9단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절정에 오르면 자타 공인 9단이라는 명예가 주어진다. 물론, 이런 길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느 정도 레벨(3~4단)이 되면, 다른 종류의 무예를 함께 연마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즉, 공인 3단까지 약 4년의 시간이 걸렸다면, 다른 무예의 경우 그 기간을 절반 정도는 단축 시킬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타입으로 전환하더라도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가끔 TV에 자격증을 수십개씩 가진 사람들이 나온다. 보통은 신기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다. 예를 들어,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은 주택관리사나 행정사 시험을 볼 때 중복되는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시간을 벌고 들어가는 것이다.
글쓰기도 이와 같다. 내가 영국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해서 영국에 대한 글만 남발(?)해서 고수의 경지에 오르고 ‘신’급의 경지에 도전할 수도 있겠지만, 살다보면 그 일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내가 직접 이렇게 외통의 길을 선택해본 결과, 나의 기준에서는 그것이 정답은 아니었다. 오히려 트렌드를 읽고, 그 트렌드 속에서 돈이 되는 글을 병행하는 것의 효과가 훨씬 좋았다.
힘 있는 글쓰기는 이렇게 다양한 일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은 다양한 책과 경험을 거쳐야 하는 것이고, 그 순간순간이 내 삶을 윤택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힘 있는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다양한 분야와 일에 대해 글을 써라.
힘 있는 글쓰기 – 목소리가 담기도록 퇴고하라
수십 페이지의 글을 쓴 후 퇴고 과정을 통해서 한 문단으로 바꾸고, 그 한 문단을 한 줄로 바꾸고, 마지막으로 그 한 줄을 두세개의 단어로 바꾸는 작업을 해보라. 궁극적으로는 구두점이 없어도 읽히는 짤막한 산문이나 시처럼 목소리와 울림만 남기는 작업이다.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은 항상 하는 일인텐데, 쉬운 일은 아니다. 한 문장으로 한 권의 책의 내용을 간추리고 울림까지 만들어야 하니까 말이다. 다만, 불가능은 없다. 시작이 어려울 뿐, 지속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평상의 일이 되고 결국 힘 있는 글쓰기가 완성된다.
힘 있는 글쓰기 – 소리 내어 읽어라
이것은 목소리뿐 아니라 더 나아가 진짜 목소리와 연관된 근육을 단련하는 좋은 방법이다. 힘 있는 글쓰기뿐만 아니라 말하기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일석이조다.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힘 있는 글쓰기 – 최대한 다양한 화법을 구사해보라
독자 없는 글을 많이 써라.
최대한 다양한 화법을 구사해보라.
평소에 쓰지 않는 방식으로 글을 써라.
과장하고 인위적으로 써라.(때로는 그런 척해보는 것이 진짜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효과도 필요 없고, 퇴고도 필요 없는 글도 반드시 연습하라.(독자에게 맞추지 말고 스피드와 양만 신경써라)
힘 있는 글쓰기 – 분노를 표현하라
얼마 전 출간된 손수현 작가의 <악인론>에서 작가는 ‘감사일기’에 지쳐서 ‘분노일기’를 쓰면서 나날이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피력했었다. 어떻게 세상을 살면서 감사만 할 수 있나? 그리고 감사할 일이 찾아보면 엄청나게 많다고 하더라도 일상의 반복이 되고 감사의 마음과 의지가 축적되고 상승하지 않는다면 감사는 립서비스로만 남을 수 있다. 그것보다는 내가 충분히 성공하지 못했고, 어쩌면 아직 성공이라는 맛을 본 적도 없다면 스스로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그 분노의 방향을 자기 성장의 밑거름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낫다.
또한, 분노를 숨기는 만큼 특히 목소리가 부족한 글이 되기 쉽다.
힘 있는 글쓰기 – 아이들의 진짜 목소리
아이들은 대부분 진짜 목소리가 있지만 어느 시점에선가 그것을 잃어버린다. 분노, 슬픔, 자기연민, 심지어 엉뚱한 사람을 향한 사랑까지. 그런 표현을 숨겨야 할 때 우리는 진정한 목소리를 잃는다. 이외에도 우리는 거짓과 부당함을 접할 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고 여기게 될 때도 진짜 목소리를 잃는다. 아이들은 부당한 일을 보면 보통 그걸 알 수 있지만 어딘가에 속하고 사랑받아야 하기에 그것을 용인하게 된다.
힘 있는 글쓰기 – 권리와 의무(책임감)
사람들이 진짜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자신의 힘에서 달아나기 위해서다. 스파이더맨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Great power comes with Great responsibility.
훨씬 더 큰 책임을 떠 안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을 얻고 그 힘을 사용하는 것보다 피하는 것이다. 글쓰기는 장르를 불문하고 일종의 과시행위다. 그 행위를 통해서 독자가 생기고 찐팬층이 만들어지면 파워와 책임이 함께 생성되는데 이 순간 책임 회피 성향이 불현듯 나타나 자기 목소리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두터운 독자층은 당신의 회피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당신의 목소리다. 오히려 그들에게 구심점의 역할을 하면서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의 진짜 목소리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 있는 글쓰기 – 소설 쓰기와 역할 놀이
진정한 목소리는 무엇이건 울림을 주는 것, 글이 독자를 뚫고 들어가게 만드는 요인이다. 어떤 작가는 순전한 공상, 거짓말, 전혀 다른 작가의 모방, 자동 기록으로도 진짜 목소리를 낸다. 마음속에서 다른 인물과 융화되어 자기가 다른 누군가가 되었다고 가정하여 진짜 목소리를 얻을 수 있다. 즉, 자신의 관심과 관점을 벗어버리는 것도 진짜 목소리를 얻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소설 쓰기와 역할 놀이는 강력한 수단이다. 훌륭한 문인들 중에는 자기 생각을 말할 때는 전혀 설득력 없게 들리는 사람도 많다. 핵심은 그냥 그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실험을 통해 그것을 얻는 최선의 길을 알아내는 것이다.
오늘은 글쓰기 1도 안해봤어도 힘 있는 글쓰기를 할 수 있다는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서두에 언급했듯이, 경험과 기술이 부족한 누구라도 방법만 알면 자신의 글에 진정한 목소리를 넣을 수 있고, 그 글들이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그리고 현재의 삶에 도움이 되는 힘 있는 글쓰기를 할 수 있습니다.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고,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니까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알려드린대로 ‘자주’, ‘규칙적으로’, ‘자유롭게’ 글쓰기하면 됩니다.
지금 당신은 ‘그 누구’에 포함되어 있을지라도, 머지않아 ‘특별한 누구’가 되어 있을거라 믿습니다.
오늘도 화이팅하세요~
▶ 참고서적 : 힘 있는 글쓰기(Writing with Power) by 피터 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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